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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수박껍질로 만든 장아찌와 깍두기가 곁들여진 무등산비빔밥

무등산수박껍질로 만든 장아찌와 깍두기가 곁들여진 무등산비빔밥

어르신들 말씀으로 예전 무등산에는 마을을 지켜주는 군사들이 주둔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평화를 지켜준 군사들이 고마워 뭔가 보답이라도 하고 싶었답니다. 하지만 산 생활이라는 게 뻔하지 않겠어요? 그나마 보리밥에 밭에서 기른 각종 채소들로 만든 나물을 넣고, 비빔장을 넣어 비비면 양도 많아지고, 그 맛도 좋아, 군사들에게 대접할 수 있는 최고의 정성이었다고 합니다.

금곡마을 아낙들이, 지오트레일 탐방객을 위해 무등산 비빔밥을 준비 합니다. 무등산 자락에서 직접 기른 콩나물에, 무, 고사리 등으로 나물을 만들어 냅니다. 무등산 그늘 어디서 키워낸 표고버섯과 무등산 수박으로 만든 비빔장이 칼칼한 게 딱입니다. 잘 섞어 참기름 한 방울 떨어트린 후 한 숟갈 크게 담아 입안에 넣으면, 온몸에 엔돌핀이 퍼져나갈 것 같습니다.

여기에 무등산 수박껍질로 만든 장아찌와 깍두기가 금상첨화입니다. 무등산 수박은 무등산과 8백년을 더불어 살아온 광주의 대표 특산물이죠. 산사람들은 다른 품종의 수박에 비해 두꺼운 껍질마저 귀하게 여깁니다. 먹고남은 수박껍질을 잘 다듬어 깨끗이 씻은 다음, 소금에 재여놨다 씻어 물기를 없애 한나절 말립니다. 다시 간장과 소주, 생각을 넣어 끓인 후 식힌 간장물에 1년을 담아 보관합니다. 중간중간 뚜껑을 열고 간장을 보충해야 곰팡이가 피지 않은 맛난 장아찌가 됩니다. 365번의 태양을 맞이한 수박껍질장아찌는 ‘단짠단짠’ 맛도 좋지만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뛰어나 젓가락질을 멈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치양념으로 버무린 무등산수박껍질 깍두기는 부드럽기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 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다보니, 오롯이 무등산에서만 나고 자란다는 수박을 지켜내는 주민들의 노고가 감사합니다. 산생활의 배고품과 무등산 수박의 종자를 지키기 위한 노력, 껍질 하나도 허투루 버리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생겨난 음식 같지만 이 김치와 장아찌를 먹기 위해 수박을 살 것 같은 예감이 들 정도로 훌륭한 먹거리입니다.

잘 비벼진 무등산 비빔밥에 수박껍질 장아찌 한점 수박껍질깍두기 한점씩 올려 교대로 먹으니, 밥 한 그릇 순삭에 1분도 채 안걸립니다.

오랜 세월 광주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산으로, 온갖 자애와 은혜를 베푸는 무등산은 우리에게 ‘건강한 맛’의 친절까지 아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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